[대전 여행] 휴식과 체험 제대로 즐기자! 오늘부터 꿀잼 도시: 테미오래 (2024)

[대전 여행] 휴식과 체험 제대로 즐기자! 오늘부터 꿀잼 도시: 테미오래 (1)

[대전 여행]

[대전 여행] 휴식과 체험 제대로 즐기자! 오늘부터 꿀잼 도시: 테미오래

Insomniac 2024. 6. 10. 18:4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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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사실 대전을 '여행지'로 생각해 본 적은 거의 없었다. 어쩌면 이구동성으로 대전을 '노잼 도시'라고 칭해왔기에, 나 또한 절로 그렇게 생각해오고 있었는지도.

  • 이에 따라 2014년 이후 나는 대전에 방문한 적이 없었고, 올해 초만 해도 [대전 여행] 글을 쓸지 꿈에도 몰랐던. 그러던 중 이번 여행이 시작될 수 있었던 건, 남들과 비슷하게 성심당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품으면서부터였다.

  • 성심당 간 김에 당일치기로 산책 즐길 곳이나 찾아볼까 하다가 완성된 1박 2일 일정은, 엔간한 국내 여행지를 모두 다녀왔다고 자부했던 나조차도 놀랄 정도로 너무 괜찮았다. '대전, 제대로 칼을 갈고 있었구나!' 느낄 정도로.

  • 조만간 성심당 갈 예정인 분들은 이제부터 시작될 글을 참고해 주시길. 오늘부터 꿀잼 도시, 대전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테니!

# 김화칼국수: 대전 여행 시작의 정석

  • 서울에서 KTX 타고 50분.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하는 대전으로의 여행 시작. 진짜 타자마자 곧바로 내리는 느낌이었던.

  • 화창한 날씨, 슬프게도 이와는 상반되던 우리의 몸 상태. 속을 편안히 해줄 음식이 절실했다.

  • 이에 따라 우리가 선택한 곳은 김화칼국수. 대전역 지하상가를 지나며 꿈돌이를 만나니, 비로소 대전에 온 게 확 실감이 나는군.

  • 본디 '대전 맛집'을 검색하면 항상 상위권에 나오는 곳이라, 줄을 설 것을 각오하고 방문한 김화칼국수. 다행히 기다림 없이 곧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! 가게 안이 생각보다 넓었던 덕분.

  • 우리는 수육 小 자, 칼국수, 비빔국수를 고루 주문. 먼저 등장한 수육, 도톰하면서도 야들야들한 게 입에서 사르르 녹던. 온도도 따뜻한 게 삶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다.

  • 이러한 수육을 신선한 상추와 싸 먹으면 그 조화는 자타 공인 천생연분. 15조각에 10,000원이기까지 하니, 가격도 너무 착하다.

  • 칼국수는 들깨가 듬뿍 들어갔으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맑은 느낌을 유지하는 게 내 취향이었고, 비빔국수는 빨간 양념의 매콤 달콤함이 적절하였던.

  • 개인적으로 역시 대표 음식인 칼국수가 가장 좋았지만, 칼국수와 비빔국수 둘 다 면발의 탱글탱글하고 쫄깃함이 장난 아니었기에 어떤 국수를 선택해도 전혀 후회는 없을 것. 칼국수 맛집답게, 면 품질 관리가 철저했던 느낌.

  • 곁들임으로 나오는 양파까지 달달하고 맛있던 이곳. 여자친구와 함께 유튜버 선바 '비벼비벼 자장면' 명대사, "크-하하!"를 따라 하며 만족감을 아낌없이 표현했다. :)

김화칼국수 대전광역시 동구 중앙로203번길 28

# 안심동국당 아토: 몸보신 & 마음 보신 100%

  • 본래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테미오래로 가는 게 일정이었으나, 우연히 진한 한약 향기에 홀려 들어갔다가 최고의 감동을 안겨준 곳이 있었다. 그곳은 바로 한약 카페 안심동국당 아토.

  • 알고 보니 김화칼국수가 있는 골목 이름이 대전 한의학 인쇄 골목이더라. 아래 사진처럼 수많은 한의원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, 평화로운 분위기가 딱 우리 취향이었던 골목.

  • 카페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정갈한 분위기가 우리를 맞이해 주던. 일상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수석 (壽石)들 구경하는 재미, 그리고 온몸 구석구석 스며드는 건강한 향기 만끽하는 재미에 절로 빠져든다.

  • 이런 곳을 처음 와보는 우리. 고민하던 우리에게 살갑게 말씀을 건네주시던, 친절하신 사장님의 추천에 따라 몸보신을 제대로 하기 위하여 각각 황제차황후차를 주문하였다.

  • 이 외에도 요즘 갈증 해결에 제격인 생맥산 & 새삭쌈주스와 기력을 돋우는 녹용십전대보차도 잘 나간다고 하니 무얼 맛볼지 고민이 되신다면 망설임 없이 사장님께 여쭤보길 추천.

  • 차를 주문했으니 한방차 한 잔만 나오겠거니 생각하던 우리. 그러나 실제로 쟁반 가득 차려져 나오는 한약재들을 보고 '헉' 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.

  • 단돈 9,000원에 새싹삼, 공진단, 호두와 인삼 정과, 따스하고 건강한 차까지 누릴 수 있는, 단순히 카페를 온 것이 아닌 제대로 치료를 받으러 온 느낌이었다.

  • 사장님의 설명에 따라 새싹삼부터 맛보기. 역시 삼이라서 뿌리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이파리를 먹는 순간 입안이 향긋하면서 '화' 하고 상쾌해지는 게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던.

  • 다음으로 공진단. 여태까지 아팠을 때 먹었던 공진단은 (물론 약이라서 그렇겠지만) 그다지 유쾌한 맛은 없었던. 안심동국당 아토의 공진단은 건강해지는 느낌을 주면서도 약재 고유의 달큼한 맛이 슬슬 배어 나와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었다.

  • 호두와 인삼정과는 원래부터도 좋아하기에, 따뜻한 차와 함께 마음껏 즐겼다. 특히 호두 정과의 달달함이 적당하여 기회가 되면 한 봉지 사 먹고 싶을 정도였던.

  • 황제차를 마시니 아침부터 좋지 않던 속이 싹 낫는 느낌을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. 사실 대전역에 내리자마자 근처 약국에서 양약을 사 먹었는데, 오히려 식감이 역겨워 토할 뻔했던. 이것이 바로 한의학의 위대함인가.

  • 우리의 여행 파트너인 펭귄 친구들도 만족스러워하는 표정. 사장님께 '감사합니다' 인사드리고 카페를 나오니, 펭귄 친구들에게서도 진한 한약 향기가 나더라. 너희들도 제대로 몸보신했구나. :)

안심동국당 아토 대전광역시 동구 중앙로203번길 13-1 1층

# 테미오래: 대전이 야심 차게 준비한 여행 종합 선물 세트

  • 휴식 제대로 즐긴 안심동국당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, 이번 [대전 여행]에서 가장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던 테미오래로 출발. 대전역에서 311번 버스를 타고 10분만 가면 도착하는 최고의 접근성.

  • 대전중학교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만날 수 있는 테미오래는, 우리나라 최초로 옛 고위 공무원 관사 단지 전체를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탄생시킨 곳이라고 한다. 충청남도지사 안희정 등이 실제로 2012년까지 거주했던 곳이라고.

  • 테미오래라는 이름은 이 지역의 옛 지명인 '테미'와 이곳이 '오래' 갔으면 좋겠다는 소망 & 많은 분들이 방문하기를 바라는 '오래'가 합쳐져 탄생했다고 한다. 이름 진짜 잘 지은 듯.

① 1호 관사: 테미 체험관

  • 테미오래 초입의 추천 관람 동선을 조금 바꾸어 여행 시작. 총 6곳의, 각기 다른 주제를 지닌 관사들을 둘러볼 예정이다.

  • 충청남도지사 관사는 점심시간에 운영을 하지 않아, 1호 관사부터 둘러보기로. 1호 관사의 새로운 이름은 '테미 체험관'으로, 2024년 6월 현재 「감각의 정원」이라는 주제로 오감 (五感)을 고루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.

  •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던 파릇파릇한 풍광. 그리고 창이 널찍널찍하여 따스한 채광을 자랑하던 관사들. 유튜버 선바 '비벼비벼 자장면' 명대사, "최-고!"가 절로 나오던 순간.

  • 테미오래에서는 스탬프 투어를 진행한다. '결재 서류' 모양의 스탬프북에 각 관사의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완성. 예전 공무원 때가 생각나는구만. 항상 들고 다녔는데.

  • 이 스탬프북만 있다면 나도 이 순간만큼은 5급 사무관 과장이 될 수 있다. 아주 지존이다. :)

  • 미리 말하자면, 테미오래의 모든 관사들 중에서도 1호 관사가 가장 '살아보고 싶다'라고 느낄 정도로 제일 마음에 들었다. 시각, 청각, 후각, 촉각 등 다양한 감각 체험까지 구성해 놓은 것도 좋았고.

  • 테미오래의 장점은 재촉하지 않는다는 것. 방문객이 붐비지 않아 체험 공간을 오롯이, 머무르고픈 시간까지 쭉 만끽할 수 있었기 때문. 근래 우리가 선호하는,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여행지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드디어 보물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.

  • 더불어 테미오래의 관사들은 대부분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지어진 적산가옥이라, 가만히 앉아있자면 잠시 일본 여행을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에 젖어들 수 있는 것도 특징.

  • 1호 관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'시각' 공간. 스테인드글라스를 이용하여 빛의 변화에 따른 다채로운 색감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하였다.

  • 아마도 이곳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만난 확률이 높을 것 같은. 특히 복도를 따라 쭉 조성된, 일본식 모래 정원 옆 스테인드글라스의 색감이 가장 독특했던 것 같다.

  • 다음으로 '촉각' 공간. , , 나무, , 찰흙 등 이 공간 내의 모든 전시물들을 만져볼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.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.

  • 테미오래는 마치 고향 집에 온 것처럼 앉을 곳이 참 많다. 덕분에 체험도 여유롭게 할 수 있었던 것. 방석에 앉아 펭귄 친구들의 부드러운 털을 촉감 놀이 삼아 쓰다듬으며, 쉬엄쉬엄 테미오래에서의 시간을 즐겨본다.

  •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촉감은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알~~ 모양 조형물을 만졌을 때 느꼈던. 한참 쓰다듬었던 것 같다. :)

  • '후각' 공간과 '청각' 공간은 빈 백까지 있어, 좋은 향기와 맑은 소리를 즐기며 누울 수가 있다. 세상에서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가 '눕기'이기에 감동할 수밖에 없던.

  • '후각' 공간의 산뜻하고도 은은한 향을 맡고, 그리고 '청각' 공간의 바람 소리, 새소리, 숲 소리, 발자국 소리 등을 들으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점의 티끌 없이 맑아지던 느낌.

  • 어느새 우리는 전생에 빈 백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, 이 공간에 완전히 녹아들게 되었다.

  • '청각' 공간에서 건진, 이번 [대전 여행]에서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풍경. 현재 내 휴대전화 배경사진으로 사용하고 있다.

  • 마치 비밀스러운 숲에 들어온 듯, 전시 공간 곳곳에 심어놓은 생명의 기운들. 우리가 벌써부터 테미오래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.

  •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공간. 아무런 안내가 쓰여있지 않은, 1호 관사 후문 쪽 문을 살며시 열어보면 예전에 이곳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가마솥이 나온다. 세월의 향기가 느껴지는 정겨운 모습.

  • 가마솥 뒤 창문으로 감상하는 나른한 대전의 오후. 그 어느 곳을 사진기에 담아도, 여기서는 모두 작품이 된다.

  • 1호 관사 한 바퀴를 마친 후 방명록 쓰기. 2호 관사로 향하며 만난 길섶의 진달래도, 테미오래의 재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.

  • 이를 증명하듯 우리는 유튜버 선바 '비벼비벼 자장면' 명대사들을 ("단무지는 심지어 없나?", "헹궈~~", "송속.", "전분.", "오오오~~! 그렇군!") 신나게 따라 하며 흥 최대치를 찍고 있었다.

  • 마치 악상이 떠올랐다는 듯이 무아지경에 휩싸여 명대사 따라 하기. 뜬금없지만, 이번 [대전 여행]을 빛내주신 선바님께 감사드립니다. :)

② 2호 관사: 테미 놀이터

  • 2호 관사의 새로운 이름은 '테미 놀이터'.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,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근심 걱정 떨쳐버리고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이다. 생각보다 더욱 놀랄 정도로, 섭섭지 않게 놀이들이 준비되어 있을 것.

  • 체험 순서는 전통놀이근현대놀이오락실 놀이미래놀이 (VR 체험) 순.

  • 우리는 오락실 놀이는 평소에 오'박'쿡드 게임을 많이 해왔던 이유, 미래놀이는 내가 VR 체험만 하면 멀미를 심하게 앓는 이유 등으로 전통놀이와 근현대놀이만 즐기게 되었다.

  • 시대순으로 먼저 전통놀이부터. 초등학교 때 즐겨 했던 고누와 오목, 공기놀도 반가웠지만 우리는 딱지치기투호를 즐기기로 했다.

  • 쉬는 날에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게 일상이 된 지금. 모처럼 몸을 움직여 놀 수 있는 게 매우 반갑던.

  • 딱지는 어릴 때처럼 직접 접어서 칠 수 있도록 구성. 마음껏 접을 수 있도록 이면지를 넉넉히 구비해 놓았다.

  • 야심 차게 접은 딱지, 그 결과는 여자친구의 완승. 90년 대생들은 성별간 하는 놀이가 서로 달랐던 편이라, 딱지는 한 번도 접어본 적 없다던 너. 사실 거짓말이지?

  • 딱지 치는 영상 찍어주자마자 한 판에 내 딱지를 뒤집은 너. 잔인하구만. ;(

  • 반면 투호 놀이는 나의 승. 살짝 킹 받지만, 찰졌던 나의 '던질까 말까' 춤 신공으로 3개 골인에 성공했다. 네가 찍어준 영상을 보니, 내가 봐도 약오를 거 같더라. 미안.

  • 어떻게든 전통놀이를 즐기는 부실 감자들. 잼있는 인생…….

  • 다음으로 근현대 놀이. 테미 놀이터에서 이곳이 가장 재밌고 알찼던. 놀이 종류가 가장 다양했고, '올해의 운세' 또한 점칠 수 있었기에.

  • 칠교놀이, 땅따먹기, 보드 게임, 주사위놀이 등이 넉넉히 구비되어 있어 원하는 대로 꺼내서 즐기면 된다. 우리는 보드 게임과 '올해의 운세'까지만 체험하기로.

  • 우선 펭귄 얼음깨기부터. 「쇼생크 탈출」에 나오는 망치 닮은 친구로 얼음을 깨며 펭귄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지키는 게임. 나의 승리. 하하.

  • 다음으로 통아저씨 게임. 놀라는 걸 좋아하지 않는 너는 칼을 꽂으며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긴장감에 엄청 무서워했던.

  • 결국 꽂을 곳이 딱 하나 남은 순간. 게다가 너의 차례. "둑은!" 하며 마지막 칼을 겨우 넣은 너. 하지만 허무하게도 고장이 나서 통아저씨는 결국 끝까지 튀어나오지 않았다. 쩝…

  • '원효대사 해골물' 고사가 생각나던 순간. 모든 건 마음 먹기 달렸구나.

  • 쩝… 상황을 뒤로 하고 '올해의 운세' 점치기.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대로 운세 엽서를 뽑는 형식.

  • 「무한도전」의 '육잡이' 아냐고 나에게 물어본 뒤 주사위를 던진 너. 와, 진짜 육잡이가 탄생했다! 영상 찍어주다가 엄청 놀랐던. 헐, 지존이다.

  • 너의 운세 결과는 '마호체승: 새로운 도전으로 분위기를 바꿔보자.' 전보와 새로운 도전 등을 앞두고 있는 너에게, 이보다 더 시의적절할 수 없는 결과라 소름이었던.

  • 나의 운세 결과는 '명철보신: 적절한 행동으로 내 자리를 온전히 유지하자.' 올해는 이미 이직에 성공했으니, 이제 지키라는 말인가. 그래, 조급해하지 말고 나에게 주어진 현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.

  • 테미오래 '올해의 운세', 참으로 신통방통하구나!

  • 실컷 놀았으면 이제는 기념사진 남길 차례. 영수증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, 무료이다! 테미오래, 도대체 수입이 없는데 어떻게 운영되는 걸까.

  • 사진 찍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소품들도 듬뿍. 나는 팝콘 선글라스, 너는 똑똑이 안경을 골라 기념사진을 남겨본다. 재밌다!

  • 마지막으로 2호 관사 야외 정원에서는 보물찾기 대탐험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. 곳곳에 숨겨진 캡슐을 찾아 열어보면 당첨인지 꽝인지 알 수 있던.

  • 나는 보물을 혼자서 10개는 찾은 것 같은데, 다 꽝 (단무지) 이더라. ("심지어 당첨은 없나?" 또 '비벼비벼 자장면' 따라하기.)

  • 반면 너는 2개 정도 찾았을 때 '당첨'을 발견했다. 사실 테미오래 주인아냐?

  • 보물찾기 기념품은 몽땅연필. 기념품을 확인하자마자 서로 가져도 된다고 양보하는 게 진짜 웃겼다. :)

③ 5호 관사: 테미 메모리

  • 대문 앞 느린 우체통이 인상적인, 5호 관사의 새로운 이름은 '테미 메모리'이다. 실제 이곳 관사 단지에서 사용하던 옛 물건들을 모아 전시해 놓은 공간. 나에게 1년 뒤에 도착하는 엽서 또한 보내볼 수 있다.

  • '시간이 머무르는 공간'이라는 5호 관사 초입의 문구답게, 고풍스러운 세월의 향기가 느껴지던 공간. '작은 박물관' 같았던 곳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.

  • '테미 메모리'에서 시간 여행 하기. 우리 어릴 때보다 더 오래된 물건들도 있고, 아니면 우리 어릴 때 보았던 물건들도 있고. 90년대 생들은 '끼인 세대'가 맞는 듯하다.

  • 다이얼 전화기와 필름 사진기, 빛바랜 책 등을 직접 만져보니 묘한 감정이 느껴지던. 슬슬 근현대사 박물관에 가면, 유리 진열장에 갇혀 눈으로만 볼 수밖에 없는 물건들을 이곳 '테미 메모리'에서는 조심스레 만져볼 수 있다.

  • 이제는 주판도 뭐하는 물건인지 모를 세대일 터. 나 초등학생 때는 주산도 방과후 학교로 배웠는데, 세월이 참 빠르다.

  • 둘 모두 가장 정감이 가던 공간은 바로 부엌. 최근 우리 집 서랍에 잠자고 있던 비디오테이프 (VHS)들을 복원한 적이 있는데, 그때 보았던 우리 집 부엌과 정말 비슷하게 생겨서.

  • 90년대에 다들 한 번 쯤 보았을 그릇, 수저, 컵 등이 신기하던.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도, 얼마 있지 않아 박물관에 전시되겠지. 그때 나는 어떤 감정을 느낄지 참 궁금하다.

  • '테미 메모리'에서 마지막으로 엽서를 골라 나에게 쓰는 편지 보내기. 둘 다 약속이나 한듯 엽서 말미에 펭귄 친구 얼굴을 그리는 게 아주 귀여웠다. :)

  • 우리 둘 다 공통적으로 쓴 글귀처럼, 1년 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던 간에 잘 해내고 있을 거라고 믿어보는 순간.

  • 엽서 쓰던 파란 색연필 심이 사실 부러졌던 너. 느린 우체통 앞에서 나에게 색연필 심을 보여줬을 때, 내가 손을 '비벼 비벼' 하며 "없어졌어." 라고 한 게 정말 웃겼다고. 나 진짜 쓰-레기 같은 걸?

④ 6호 관사: 테미 갤러리

  • 6호 관사의 새 이름은 '테미 갤러리'. 대전 지역 작가 분들의 소규모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다. 어쩌면 테미오래 조성 취지와 가장 잘 맞는 곳.

  • 갤러리 입구에 보랏빛의 예쁜 담장 작품이 있기에 해맑은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더니, 사실은 이 공간의 아픈 역사를 그린 「멍」이라는 작품이었다.

  • 영화 『존 오브 인터레스트』가 떠오르던 순간. 다시는 테미오래가 일제강점기와 독재 정권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를 기원하며.

  • 현재 '테미 갤러리'는 공예품 전시 중. 한복과 꼬까신 미니어쳐, 그리고 천을 바느질로 기워서 만든 그림까지 아기자기한 맛이 깃들어 있는 작품들이었다.

  • 우리가 대전에 방문한 6월 6일 현충일이 전시 첫 날이시던데,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대전 시민 분들의 사랑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!

  • 역설적이게도 네가 '테미 갤러리'에서 가장 좋았다고 느낀 순간은 오래된 다락에서 풍겨오는 쿰쿰한 세월의 냄새를 맡았을 때.

  • 처음으로 방문한 이곳에서 익숙한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으로, 대전은 우리에게 정감 가는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었다.

⑤ 충청남도지사 공관: 상설 전시

  • 드디어 테미오래에서 만나는 마지막 관사, 충청남도지사 공관이다. 이곳이야말로 테미오래의 수많은 관사 중 옛 모습을 가장 그대로 간직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.

  • 일제강점기인 1932년에 지어져 6·25 전쟁 때는 5일 동안 이승만 대통령의 임시 공관으로 사용되었고, 휴전 후 안희정 전 도지사를 비롯한 역대 충청남도지사의 공관으로 사용되었던 이곳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.

  • 이러한 공간의 중요성을 보여주듯, 충청남도지사 공관은 테미오래의 수많은 관사들 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였다. 드넓은 정원부터 여러 회의 공간과 집무 공간까지. 김구 선생이 머물렀던 '경교장'이 생각나던.

  • 한 바퀴 둘러본 후 남긴 너의 표현처럼, 이곳은 규모와 구조상 편히 쉴 수 있는 느낌보다는 '집에 와서도 일을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'을 주는 공간으로 보였던.

  • 솔직히 말하건대, 때문에 타 관사들과는 달리 멋은 있었으나 정감은 잘 가지 않는 충청남도지사 공관이었던 듯하다.

  •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'테미오래'를 검색하면 꼭 나오는, 차를 즐기는 공간 (일본어로 '차노마'라고 한다.) 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꼭 충청남도지사 공관도 둘러보아야 한다.

  • 아래 사진들처럼, 시원스런 풍광 아래에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 휴일 티 타임을 즐기는 감성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.

  • 우리 또한 펭귄 친구들이랑 가슴 설레는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던. 무더운 날씨, 함께 여행을 와줘서 고마워.

  • 그 외에 화장실 한 개 크기 정도 되는 곳이 목욕탕이었다는 공간과, 널찍한 부엌 2개를 보며 "집에서 술래잡기해도 되겠다." 농담 주고받기. 고위 공무원들은 이런 곳에서 지내는구나.

  • 2층까지 모두 둘러본 후 충청남도지사 공관 나서기. 2012년에 충청남도 홍성으로 옮긴 도지사 공관은 지금 어떻게 생겼을까, 궁금해지던 순간이기도 했다.

  • 여기까지 테미오래 스탬프 투어 끝. 스탬프북에 질서정연하게 찍힌 도장들을 보고 뿌듯함을 느끼며, 이제는 테미오래 나들이를 마무리할 7호 관사 '테미 살롱'으로 향한다.

  • 충청남도지사 방명록 공간에 붙어있던 '꿀잼 도시 대전' 글귀가 적힌 꿈돌이 그림. 우리 또한 적극 찬성입니다!

⑦ 7호 관사: 테미 살롱

  • 테미오래 여행은 7호 관사 '테미 살롱'에서 커피를 즐기며 갈무리를 해줘야 진정 끝났다고 할 수 있다. 스탬프투어 기념품도 받을 수 있으니 힘들더라도 꼭 들르기를!

  • 테미오래 자체가 입장료 무료이지만, 커피까지도 무료이다! 서울에 찾아보면 한 푼도 안 들이고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있을까? 도저히 나는 떠오르지 않는다.

  • 왠지 연남동이나 합정동에서 많이 본 것 같은 '테미 살롱'의 외관. 그러나 만족감은 차원이 다르게 높을 것.

  • '테미 살롱' 마당 앞 귀여운 '콩알' 캐릭터들과 기념사진 남기고, 카페 안으로 입장. 대전엔 귀여운 친구들도 곳곳에 많아서 좋은.

  • 와, 여기는 진짜 "최-고!"라는 표현을 연발할 수밖에 없다. 다락방과 루프탑 등 포근한 자리가 차고도 넘쳤지만, 무엇보다 침대가 있었기 때문!

  • 앞서 언급했듯, 세상에서 '눕기' 놀이를 가장 좋아하는 우리는 "와, 미쳤다." 하면서 곧바로 누워서 휴식을 즐겼다.

  • 풀썩 침대에 누운 너. 힘이 빠진 여자친구의 눈빛, 그리고 쿠션 아래 하얀 다리를 보고 나는 '강령술' 하는 것 같다는 역대급 드립을 저지르고 말았다.

  • 덕분에 오랜 시간 동안 웃음을 참지 못하던 너였다. 내가 생각해도 참 기발한 드립이었다. :)

  • '테미 살롱'의 커피는 무료로 제공되는 유리잔에 자판기를 눌러 뽑아 마시면 된다. 커피 값은 유리잔을 스스로 설거지하는 것밖에 없는. 실로 믿을 수 없는 사실.

  • 개인적으로 카페 마키아토가 가장 맛있어서 3잔까지 즐기고 만 나. 태아 닮은 예쁜 구름 흘러가는 모습 감상하며, '이렇게 행복해도 되나' 싶을 정도로 꿀… 같은 휴식을 즐기는 우리.

  • 나쁜 생각으로 테미오래가 더이상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. 뜻치 않게 찾은 '행운' 같은 이곳, 앞으로 절대 잃고 싶지 않아서.

  • 딱 하나 아쉬운 게 에어컨이 '테미 살롱' 빼고는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만, 모든 '행복'을 무료로 누릴 수 있는데 그게 무슨 대수랴. 테미오래가 탄생할 수 있도록 해주신 대전의 모든 시민분들께 감사할 따름이었던, 완벽한 반나절의 시간이었다.

대전광역시 테미오래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로205번길 13

# 다음 여행지도 있습니다!

  • 대전의 축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. 다음 글에서는 더욱 다양한 대전 여행지를 소개할 예정.

  • 일단 테미오래를 오랜 시간 둘러보았으니, 잠시 펭귄 친구들과 휴식을 취했다가 글을 이어나갈 것이다.

  •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, 다음 글도 알차고 유익한 내용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. :)

([대전 여행] 먹는 재미 & 노는 재미 1등급!에서 계속됩니다.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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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대전 여행] 휴식과 체험 제대로 즐기자! 오늘부터 꿀잼 도시: 테미오래 (2024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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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uthor: Gov. Deandrea McKenzi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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